생선요리,꽃개장

"밥도둑" 간장게장

아모스 33 2005. 10. 25. 15:14

'밥도둑'이라는 게장....

어디고 한식을 취급하는 음식점에는 별도의 메뉴로 게장을 팔고 있음을 직장인들은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게장은 밥맛을 돋우는 별미임은 분명하고 간장과 비릿한 바다 내음이 뭍어있는 게장을 쪽쪽 빨며 식당에서 먹는다는 것은 식후 약간의 냄새가 남는 것으로 인해 조금은 메뉴 선택에서 꺼리게 되기도 하는것이 바로 '간장게장'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집에서 마음놓고...또 실컷 먹어 볼 수는 없을까?

특별히 게장을 담그는 비법이 따로 있는것이 아니기에 이번에는 게장 잠그기에 도전해 봅니다.

다행히 집 근처에 가락농수산시장이 자리잡고 있어 주 재료인 게는 싸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농수산시장에서 취급하는 게는 살아있는 게와 살았다가 방금 죽은것 같은 생물....그리고 원산지가 조금은 애매한 냉동 게가 있었습니다.

 

 살아있는 게는 가격도 비싼지라 포기하지만 냉동 게는 해동의 문제와 실제 냉동 상태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서지 않기에 그 중간인 생물 게를 구입하였습니다. 살아있는 게의 절반 가격에 10마리를 구입(2마리는 애교를 떨어 추가로 얻어왔고)하였습니다.

게장의 별미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뚜껑(게딱지)에 노랗게 담긴 장을 즐기는 사람과 장 보다는 게가 한참철인 10월의 맛있는 게살을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암컷이냐 숫컷이냐가 결정이 되는데 저는 살이 가득찬 숫컷을 먹거리로 선택했습니다.

 

 용감하게 게장을 담궈보겠다고 게는 구입했는데 그럼 어떻게 국물을 만드나? 게장 담그기는 순수하게 혼자만의 힘으로 하겠다고 마음 먹었기에 음식점에서의 게장이 품어내는 후각적인 느낌을 더듬어 개략적인 재료를 생각해보니, 마늘, 파, 생강, 간장...그리고 냄새를 없애기 위해 소주 한 잔 정도.....이제 대충 준비가 된것 같습니다.

 

 

우선은 깨끗하게 씻는것이 첫 번째의 작업....

사진에서 배가 보이는 것이 암놈으로 덤으로 얻어온 것입니다. 배 부분이 동그란것이 암컷이라는 것은 다들 아시는 것이고... 그냥 눈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깨끗하게 닦겠다고 씻어보니 의외로 게 몸에 달라붙은것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깨끗하게 씻어 놓고보니 게장을 담그기도 전에 군침이 도는것 같군요.

 

 

 

양념용 재료입니다.

우선 깐 마늘과 대파...그리고 흙생강을 가지런히 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찍다보니 조금 흔들렸지만 재료는 알수 있을것이고 이것들을 잘 씻습니다.

 

 

 우선은 대파를 4~5cm 정도로 듬성듬성 썰고 다음은 마늘을 4~5쪽으로 잘개 썰어 넣습니다.

그리고 흙생강도 깨끗하게 씻어서 듬성듬성 잘라 넣습니다.

특히 생강은 자른 면이 넓게 나오도록 잘랐는데 그 이유는 그래야 끓는 간장에서의 생강액이 빨리 간장과 섞일 것이라는 판단에서 였습니다.

 

 

 

 자...

이제는 냄비에 간장을 붓고 준비한 양념을 넣고 끓이기 시작합니다.

통통통 썰고....뚝뚝뚝 잘라서 끓이기 직전의 간장에 넣으니 그래도 제법 양념이 섞여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끓는 간장에 담긴 양념이 제법 탐스러워 보이고 제대로 우러내면 맛도 좋을것 같은 느낌이군요...

 아래 사진은 약 20분 정도 달인 후의 모습인데 잘 나오지는 않았군요...

 

이렇게 끓이기 전에 게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소주 한 잔 정도를 부었답니다.

달인 간장을 숟가락으로 조금 떠 먹어보니 양념이 제대로 우러난 맛을 내는군요...

 

 

 게장을 담을 용기에 잘 씻은 게를 거꾸로 해서 자리를 잡아봅니다.

게를 거꾸로 놓는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야 뚜껑 부분의 살까지 잘 곰삭을것 같아서 랍니다.

 달인 간장이 식기를 기다려 이제 게가 거꾸로 담긴 용기에 붙기만 하면 작업은 끝납니다.

 

 

 

그리고...

간장을 부을 때는 양념용으로 같이 끓인 대파, 마늘, 생강 등은 걸러서 붓는것이 낫다는 생각에서 사진에서 처럼 이렇게 망이 쳐진 조리를 이용하였습니다.

양념과 같이 부으면 자칫 양념으로 사용했던 재료들이 변할 우려가 있는것을 미리 막아보자는 의도랍니다.

 

 

 

양념들을  걸러보니 제대로 양념의 고유한 미각이 간장에 담긴것을 알 수 있겠더군요.

먼저 대파는 그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영양가가 쏙 빠져 나왔고 마늘과 생강도 원래의 고유한 성분이 간장으로 다 빠져 나왔는지.....흐물흐물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채를 받치고 간장을 부으니 간장만 용기속에 담기겠지요?

 

 

 

 이제 다 끝났습니다.

게가 다 담기도록 간장의 양을 많이 하면 좋으련만 그렇게 하면 많은 양의 간장을 필요로 하기에 아랫부분에 넣은 게들은 다 담기도록 하고 윗부분의 게들은 반만 잠기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꺼내서 먹을 때는 아랫부분의 게부터 먼저 먹으면 자연스럽게 위의 게들도 간장에 잠기게 될것이니까요...

 

 무조건 게장만들기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서 밥 반찬으로 한 마리를 꺼내 먹었는데...

음식점에서 사먹던 게장의 맛 보다 훨씬 맛이 있었습니다. 냄새를 없애기 위해 소주를 넣었었는데 그것이 주효했는지 특별히 냄새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음식점에서의 두 끼 식사에 드는 비용으로 이렇게 10마리의 맛있는 게장을 담글 수 있더군요.

그렇다고 담그는데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것도 아니고... 한방 게장이라면 여기에 인삼이나 한 두 뿌리 넣으면 한약의 고소한 맛까지 느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제가 담그는 간장게장의 방법이 틀렸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담근 게장도 훌륭한 밥도둑이 되었습니다.

 

무조건 시도한 게장담그기...

 

여러분도 한번 싱싱한 게로 게장을 담어보지 않으시려는지요...

입맛을 돋우는 밥도둑 만들기에 한 번 도전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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