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된 산삼은 없다.
며칠 전 산에 잘 다니는 경북 구미의 인기 블로거 마두님의
글을 보니 산에 가서 비록 콩나물 크기지만 산삼 한 뿌리를
캔 횡재 이야기가 있었다.

산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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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보니 요즈음 산삼도 잘 발견되고 산삼 캐러
다니는 아마추어 심마니들도 주변에 엄청나게 많아졌다.
산삼이라는 영약이 전과 달리 한국 산야에 많이 생겨난
이유이리라.
여기서 생각나는 바가 있었다.
이 승만 박사가 대통령으로 재직 시 구입했는지 증정했는지
500년 된 산삼을 잡수었고 여러 번 달여 먹은 산삼 찌꺼기를
두고 경무대[지금 청와대]실에서 쟁탈전이 있었다는 기사를
읽고 쓴 웃음을 나온 일이 있었다.

우남 이승만 박사
건국의 초대 대통령이지만 주변에 아첨배들이
많아 이런 일화가 나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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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궁금증이 커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500년이나 된 산삼은 얼마나 크고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때는 산삼이라는 명칭과 함께 동삼(童參)이라는
이름도 많이 쓰였다.
어린 아기를 닮은 삼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산삼이라는 것이 꼭 어린 아기를 형상을
가졌고 500년쯤 는 산삼이라면 그 크기가 정말
초등학교 학생크기는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었다.
그러나 살아오면서 보아 온 가끔 신문이나 잡지에
게재 되는 산삼들은 동삼이라는 명칭이 무색했었다.
솔직한 이야기가 나무 잎사귀 밑에 버들가지를
붙여놓은 형태였다.
몇 백 년 되었다고 하는 산삼도 볼품이 없었다.
수 백 년이 되었다는 산삼이 5년생 산삼보다도
별로 나아 보일 것이었다.
초심자가 보면 어린 아이의 형상은 커녕 잡초의
뿌리를 닮은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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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가 인삼 또는 산삼의 효능은
진짜로 실감하는 기회가 있었다.

산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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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미국 사람이 있었는데
플레이 보이끼가 많은 바람둥이였다.
그는 느닷없이 인삼이 비아그라보다 더 효과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래서 물었더니 어느 날 집 앞 구멍가게에서 인삼차를 보고
호기심으로 사다가 취침 전 한잔 마셨는데 밤새 부풀대로 부푼
아랫도리 때문에 밤새 잠을 설치고 새벽녘에야 잠이 들 수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런 정도는 아니지만 인삼차를 처음 마시고 온몸이
근질거리고 후끈한 느낌이 있었다는 미군을 만난 일도 있었다.
※이것은 명현[瞑眩] 현상으로서 한국 사람도 산삼을
복용했을 때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또 생각해보니 80년대에 국내에서 상연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부시맨이라는 영화의
주인공 니카우가 생각난다.
부쉬맨이 비행기에서 떨어진 콜라병의 주인을 찾아
돌려 주려고 도시로 가며
겪는 기상천외의 모험을
그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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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니카우는 결핵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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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니카우는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되자 홍보차
한국에 와서 방송에 출연도 했었다.
나체에 사타구니만 가리고 활과 화살을 들고 나와서
활솜씨를 보여주던 장면이 어제같이 생생히 떠오른다.
그의 방문 뒤에 일화가 있다.
그는 H 호텔에 투숙했었는데 호텔 냉장고에 넣어둔
인삼차를 마시고 밤새 ‘쇽크’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이 정도로 인삼 약효의 쇽크를 받았다는 한국인을 만난일은 없었다.
인삼에는 확실히 비아그라와 같은 혈관 확대 효능이 있으니만큼
인삼을 평생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이런 기적 같은
약효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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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겸사해서 중국에서 백두산에서 캔 100년짜리 산삼이
6억 9천 만 원이라는 엄청나게 비싸게 팔렸다는 기사에
산삼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 한 번 알아보기로 하였다.

산삼은 자연의 음양 원리를 기막히게 따른다.깊은 산속에서도
주변 계곡 숲에 수분을 공급하는 계곡수가 있으면
산삼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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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줄을 타고 대전에서 산삼 연구소를 연구하시는
김 창식 씨와 통화가 되었는데 알고 보니 산삼에 대한 책도
두 권이나 썼고 TV에도 출연했던 산삼계의 베테란이었다.
[김 소장 연락처; 010-5403-0520]
대학교와도 관계하고 있고 교육도 잘 받았고 산삼에 대한
깊은 이론도 소유한 ‘지식인 심마니’였다.
요즈음은 대수술을 여러 번 받아서 생업을 쉬고 집에서
요양 중에 있었다.
그러면서도 만큼이라도 회복한 것은 산삼 덕분이라고
산삼 사랑을 놓지 않았다.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500년 된 인삼이 있습니까?’
김 소장은 나의 우문(愚問)에 간단히 대답했다.
‘ 그런 것은 없습니다.’
‘ 예? 그러면 100년짜리는 있을까요?’
‘ 그런 것도 없습니다.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
인삼 박사라는 분이 대화 초두부터 영약 산삼에
항상 붙어 다녔던 신비스러운 이야기들이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허구라는 사실을 냉정하리만큼 반박하며
이론적으로 분석해 들어갔다.
인삼은 나무가 아니라 풀이라는 것이었다.
지상에 나온 줄기와 입은 봄에 싻을 티우고 나와서
가을까지 잘 살고 시들어 죽으면 지하의 뿌리는
잠을 자고 있다가 봄에 싹을 틔는 생활을 되풀이
한다.
식물 분류학상으로 초본 식물(草本植物)이라는 것인데
동 아시아에 풀로서 50년을 넘는 것은 없다고 결연히
단언했다.
풀로서 전봇대 같은 거대한 뿌리를 자랑하는 칡은
백년까지 살 수가 있으나 이는 얼마 전 초본식물에서
호적을 옮겨 지금은 목본식물(木本植物)로 분류된다고 한다.

김 소장은 이 사실을 다년간의 경험으로서 밝혔다.
10여년이 넘은 장뇌삼들을 분석해보니 10년이 넘으면 뿌리가
이미 목질화가 시작한다고는 것이었다.
즉 노쇠화가 시작된다.
김 소장은 백년은 턱없는 소리고 오래 되어 봐야 결코 50년은
넘지 않았을 것이고 대부분의 산삼은 사람들이 캐가지 않아도
40-50년이 되면 수명을 다하고 자연사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말했다.
그는 과학적으로 산삼의 나이 측정을 정확히 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없다는 점을 한탄했다.
나이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장기간 옆에서 지켜보며
수명을 헤아리는 것도 아니니 알 수가 없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는 산삼 나이를 감정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들이 십여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