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 말하고 있었는데 들을 수가 없었다 ★

아모스 33 2005. 10. 10. 08:21
    말하고 있었는데 들을 수가 없었다 미안하다 이유없이 희망없는 삶을 재촉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 성공없이 이지러진 널 보는 것을 그리워마지 않았다는 것이 쓰리지만 그 순간은 나에겐 행복이었다 남모르게 우짖던 날 아련하게 바라봐주고 미쁘게 새살같은 눈빛으로 지켜본 너 가 너무 살가웠던 것으로 닫혀버린 것이었을까 내 귀는 열리길 거부했던걸까 단지 알고 싶었던 것은 너의 이름 하나였다 그것 으로 난 더도 덜도 바라지 않았다 마음뿐이었던 자만으로 그친 난 너에게 할말을 잃은 죄수이다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넌 튤립화분에 밀려들어와 튤립 의 화려한 꽃송이에 숨죽여 입을 쪼여되곤 하였는데 주인잃은 화분에 주인으로 되살아난 넌 손이 가지 않아도 목말라하지 않던 잡초여서일까 알게 모르게 퍼져가는 정성이 너에게 향 한건 그것으로 난 의로운 주인이거니 했다 나에겐 넌 덜거지 였다 덤이었다 넝쿨로 땅을 기어야하는 너인데도 비관으로 숨을 놓는 골빈 인간에 대항이라도 하듯 하늘말나리처럼 고개를 들어 올렸다 더 이상 끓을 무릎이 없었던걸까 허울좋은 궁금은 때론 근질근질 몸을 긁어되어도 난 널 찾으 려하지 않았다 내 곁에 있으니까 그것으로 끝이니까 무료 한 일상을 터덕이며 땅을 향해 시름 떨구던 어느 날 왜 하필 그 때 날 보고 있는 또 다른 너의 이파리들이 다가왔 는지 알 수 없다 파란 꽃이 있다며 내 하늘이라고 하르르 웃게한 그 들풀 난 내가 무쟈게 싫었다 미안하다 그들 곁에서 있어야 했던 널 돌려 보내야 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항상 기다렸다 혹시나 너가 날 위해 웃어줄까봐 내가 기다려주면 너도 날 위해 작은 하늘 피워줄 거 같아서 널 강요하고 말았구나 너의 이름 돌려줄게 가려무나 반년의 세월을 견디어 온 닭의장풀아 고개들어 넌 나에게 말하고 있었는데 들을 수가 없었다 이젠 그들 곁에서 잠시나마 쉬다 스러지렴 그래도 넌 나만의 친구다 미안하다 말하고 있었는데 듣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