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 어머니의 고들빼기와 계란 ♡

아모스 33 2005. 9. 22. 09:07
      어느 해 한가윗 날 고향에 갔다
      어머니의 밥상엔 구수한 햅쌀 밥에
      고들빼기 김치가 있었다
      한 해 두 해 오지않는 아들을 기다리다

      그 김치는 해 마다 소금간이 더해지고
      7년만에 돌아와 보니 간수 보다 더 짜지고 말았단다
      아들이 오지않던 긴 세월 동안
      어머니의 사랑도 소금간이 더해지고
      푹삭 삭아져 있었다

      그 해 한가위엔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짜고 맛난 고들빼기 김치를 처음 먹었다
      고향을 떠나 오던 날어머니는 계란을 삶아 주셨다
      헛간에서 금방 낳은 따근따근한 계란까지 싸주셨다
      어머니의 사랑은 자식이 안보이면 소금간이 되고
      보이면 따끈한 알을 낳았다